코로나19 위기 딛고 일어선 소상공인에 희망을 ①
중소기업신문-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공동기획

3일 오후 9시경 서울 신림동 먹자골목. 지난달 18일 정부의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지만 평일의 경우 여전히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손원태기자
3일 오후 9시경 서울 신림동 먹자골목. 지난달 18일 정부의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지만 평일의 경우 여전히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손원태기자

지난 4월 초 서울의 한 상점가의 상인회장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스마트상점 기술 보급 사업에 참여할 점포를 찾기 전에 인근의 부동산중개업소부터 찾아갔다. 폐업 예정인 매장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이는 장기간 진행된 코로나 팬데믹으로 영업은 하고 있지만 점포 매매를 기다리며 문 닫을 날만 기다리는 좀비매장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반증한다.

또 다른 상점가의 상인회장은 “최근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매출이 좀 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매장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힘든 시기를 못 버티고 좋은 시절을 못 보고 문 닫은 상점들이 많다. 매장을 정리한 분들이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 코로나 팬데믹으로 야기된 산업 지각변동

2019년 12월 중국발 코로나19 바이러스 소식을 들을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장기화될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2020년 1월 20일 우리나라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상 유례없는 전 지구적 위기를 초래했다.

2022년 4월 30일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억1300만명이 넘었으며 사망자는 623만명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확진자 수 1720만명에 사망자 수 2만2794명에 달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우리는 등교 중단, 종교의식 참여 금지, 국가간 왕래 제한, 영업시간 및 집합제한 등 생각지도 못했던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비대면 언택트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산업간에 희비도 크게 엇갈렸다. 전세계적으로 IT산업과 온라인 시장 규모는 급성장한 반면, 오프라인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온라인 구매 확산으로 편의점을 제외한 마트, 식료품점, 옷집. 화장품 등 거의 모든 도·소매업종들이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로 영업시간과 집합인원 제한이 시행되면서 음식점, 휘트니스센터, 노래방 등 외식업과 서비스업종도 매출이 급감했다.

◆ 전체 사업체수의 84.8%를 차지하는 소상공인

OECD가 38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은 24.6%로 세계에서 6번째로 높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상공인 비중은 전체 사업체수의 84.8%를 차지하며 소상공인 종사자 수는 전체 고용에서 36.9%를 차지한다.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은 중산층의 한 축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한다. 인건비 인상, 과열 경쟁, 원가를 비롯한 각종 운영비 상승, 여기에 빅테크 기업들의 개입으로 부가적인 수수료 지출 요인 발생에 지속적인 경기 침체로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코로나 이전부터 가중돼 왔었다. 코로나19는 울고 싶은 아이에게 뺨때리는 격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월 첫 주말인 1일 명동 일대 한산한 거리풍경. 상가 곳곳에는 임대문의 공고가 붙여 있다. 사진/손원태기자
5월 첫 주말인 1일 명동 일대 한산한 거리풍경. 상가 곳곳에는 임대문의 공고가 붙여 있다. 사진/손원태기자

◆ 코로나19로 소상공인 종사자수 87만명 감소

2021년 12월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0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소상공인 종사자수는 전년대비 13.7% 감소해 87만명이 줄어든 557만명이었다. 2021년 통계를 반영하면 감소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이 16.7%, 숙박·음식점업이 16.2% 감소했다.

2020년 소상공인들의 업체당 연 매출액은 2억2400만원으로 2019년 2억3500만원에 비해 1100만원 감소했다. 2020년 소상공인의 영업이익은 연간 1900만원으로 2019년 3300만원에 비해 연간 1400만원이 감소했다. 2019년 매달 275만원 가량 소득을 올리던 소상공인들이 코로나 이후 월 158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소상공인의 연령대별 비중은 50대가 34.2%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이 40대로 26.7%, 60대 이상이 23.8%로 나타났다. 젊은층은 30대가 12.8%, 20대가 2.5%이지만 2020년, 2021년 통계 자료를 보면 청년들의 취업난으로 20, 30대의 소상공인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빅테크기업들의 소상공인 지배와 의존 심화

코로나19 영향이 극심하던 2020년 전체적으로 소상공인 매출은 크게 줄었지만 IT분야의 빅테크 기업들의 소상공인 지배력은 더욱 커졌다.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소상공인들이 3~5개 이상의 온라인 플랫폼에 가입해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걸로 나타났으며 소상공인들의 플랫폼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잇츠 등 배달앱이나 카카오택시 카카오헤어숍 등 플랫폼 기업들의 수수료는 가뜩이나 경영이 악화되는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으로 떠올랐다. 플랫폼 기업의 수수료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의 자체 플랫폼 개발붐이 일기도 했으나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반면 수수료 부담이 없는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는 SNS에 이어 소상공인의 새로운 마케팅 및 고객 확보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예약서비스와 배달 기능까지 확대되고 있다.

'오늘의집' '다방' '직방' '야놀자' 같은 카테고리 앱도 소상공인과 고객의 중개 기능을 강화하며 코로나 기간 중에 몸집을 키웠다.

◆위기속의 기회를 찾아 소상공인 혁신 필요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은 소상공인들은 전반적으로 큰 매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주춤하면서 2021년 하반기부터는 오프라인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전체적으로 매출이 회복세를 보였으나 델타 변이 및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다시 위축되었다가 2022년 4월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오프라인 업소들의 매출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19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소상공인들도 많았다. 위기는 새로운 기회와 함께 온다. 디지털 전환, 사업모델 혁신, 조직화와 협업 등은 소상공인 문제를 해결하는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

◆누적된 소상공인 문제 이번 기회에 풀어야

올해 4월부터는 대유행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었으며 5월부터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해제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풍토병 수준에 머물며 코로나 엔데믹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면서 보복 소비로 인해 오프라인 시장도 당분간은 활황을 맞을 것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미래의 새로운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이전부터 누적된 소상공인 문제에 대한 해결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쌓은 내공과 체질 개선을 기반으로 소상공인 혁신을 가속화해서 누적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이경희 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장은 “장기간 진행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미 폐업 했거나 문을 닫을 지를 고민하는 소상공인들이 많다”면서 “변화를 받아들이고 남 보다 먼저 혁신에 나서는 소상공인들에게는 위기 속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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