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의 교육 성업(聖業)을 수임받은 우리 전국의 40만 교직원은 오늘 역사적인 전국교직원 노조의 결성을 선포한다. 오늘의 이 쾌거는 학생 학부모와 함께 우리 교직원들이 교육의 주체로 우뚝 서겠다는 엄숙한 선언이며, 민족 민주 인간화 교육 실천을 위한 참교육 운동을 뜨겁게 전개해 나아가겠다는 굳은 의지를 민족과 역사 앞에 밝히는 것이다’ 1989년 5월 28일 발표된 전교조 창립선언문의 앞부분입니다. 마치 기미독립선언서를 연상케 하는 자못 비장한 어조입니다. 이 선언문의 기초작업에 참여한 40만 교직원의 대표자들이 독립선언서의 민족대표 33인처럼 이름을 남기지 않은 게 아쉬울 지경입니다. 이처럼 숭고한 정신으로 창립된 전교조임에도 그 조합원인 교사들은 학생과 학부모 또는 일반인에게 자신의 조합원 신분
지난 5월 15일 세종대왕 탄생 618주년 기념일이자 스승의 날은 예년과는 달리 행사 하나가 더해졌습니다. ‘세종대왕 나신 곳 성역화 국민위원회’ 발대식이 그것이었습니다. 위원회의 위원장은 김동길 전 연세대 교수이고, 필자를 포함한 5명이 공동대표로 참여하고 있습니다.세종 탄생지는 한성 준수방으로 지금의 종로구 통인동 일대입니다. 세종은 준수방에서 태어나 5세 때까지 살다가 아버지 태종이 즉위함에 따라 경복궁으로 들어갔습니다. 정부 제1청사에서 자하문터널로 가는 자하문로 41번지 대로변에 표지석이 하나 놓여있습니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그것이 세종대왕의 탄신표지석인지조차 알기 어렵습니다. 대로 쪽에서 보면 행상 차량들이 가로막고, 인도 쪽에서는 노점상 좌판으로 가려지곤 합니다.세종대왕이 훌륭한 임금
국민연금이 유일한 수입원인 실버 세대들에게 공무원 부부로 퇴직한 사람들의 연금은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국민연금이라야 전국 최고 수령액이 160만원이지만 주변의 공무원 출신들을 보면 300만원대가 흔하고 최고액은 400만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퇴직 후에도 두 배의 수입으로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이죠.과거 결혼은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일컬어 ‘딩크(DINK, Double Income No Kid)’ 족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자녀를 출가시킨 퇴직 공무원 부부들을 ‘신 딩크’족이라고 할 만합니다. 사실 국민연금을 초기에 가입한 수령자들은 남편 홀로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신 딩크족과의 가계 수입 격차는 더 커지는 것이죠.문제는 현재의 이런 소득 격차가 앞으로도 줄어들 것 같지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우리은행은 한국주택금융공사와 협약해 주택연금대출을 받기 전 소득 공백기에 활용할 수 있는 가교형 주택연금 대출상품인 ‘청춘100세 주택연금대출’을 출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에 출시되는 ‘청춘100세 주택연금대출’은 기존 역모기지 상품처럼 소득공백기에 이용하다가 주택금융공사의 연금대출로 전환해 생존하는 동안 연금방식으로 노후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가교형 은행재원 상품이다. 기존에 출시된 시중은행 상품과 달리 대출만기 또는 만 60세가 되는 1개월 전에 주택금융공사의 사전심사를 통해 주택연금으로 전환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가입대상은 본인 또는 배우자 공동 명의로 8억원 이하의 주택을 보유한 고객으로, 가입연령은 민법상 성년이면 제한이 없다. 최대 20년 범위에
필자는 지난달 28일 언론인들의 친목단체인 관훈클럽이 올 들어 첫 번째 가진 문화유적답사에 참가해 고향인 충남 서천을 다녀왔습니다. 전직 언론인 100여명과 함께 떠난 이번의 고향길은 무심코 오갔던 그동안의 고향길과는 다른 감회를 갖게 했습니다. 충남 서남단에 위치해 전북 군산과 금강 하구로 연접하고 있는 서천은 백제 말기에 당나라 소정방의 함대가 출몰했던 군사의 요충이었고, 60년대까지만도 인구 15만 명에 이르러 군세가 제법 번창했으나 현재는 인구 5만7,000명으로 충남에서도 낙후 지역으로 꼽힙니다. 농촌 인구의 감소는 전국적인 현상이긴 합니다. 그러나 서천의 경우는 지리적 이점을 살리지 못한 정책의 실패와 관련이 있고, 그 결과는 단순히 서천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중서부 일대의 균형발전을 더디게
올해도 서울과 동경에 벚꽃은 활짝 피어 상춘객을 맞이했습니다. 작년 2월 벚나무가 일본의 상징이라며 여의도 윤중로에서 전기톱으로 여러 그루를 자른 60대 노인이 있었죠. 이제 벚꽃은 일본 꽃만은 아니고 한국이 원산지인 벚꽃이 있다는 정설로 축제 기간까지 지자체에서 정해 즐기고 있습니다. 벚꽃 감상의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창경궁을 창경원이라는 유원지로 만들어 벚나무를 무수히 심고 밤벚꽃놀이의 효시를 만든 일본 군국주의 후예들의 정치 벚꽃은 강력한 한랭전선을 발달시켜 국교 수립 50돌을 목전에 두고도 한일관계의 위축을 계속 끌고 갈 모양입니다. 2012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의 역사적인 독도 방문을 일본이 맹비난할 때에 니케이 서울지국장은 “독도는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한 1905년 한국에게서 빼앗은 것이
세월호 침몰 후 3일째 되던 지난 2014년 4월18일 민간잠수부를 자처한 홍가혜 씨가 MBN-TV와의 생방송 인터뷰에서 “정부가 민간잠수부들의 구조활동을 막고 있다. 약속한 장비 지원도 없다. 적당히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고 했다”면서 “배 안에 있는 실종자들과 통화를 한 민간잠수부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때 필자는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앞부분은 몰라도 뒷부분은 ‘거짓말’이라고 직감했습니다.해경이 홍씨의 발언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이 구속기소했으나 지난 1월 1심 재판부가 ‘피고인의 행위를 정당화하거나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는 '훈계'를 달아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때 필자는 ‘그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재판부는 ‘조속한 구조를 바라는 심정에서 한
지난 13일 심야에 해경 응급 헬리콥터가 복통을 호소하는 일곱 살 어린이를 전남 가거도에서 후송하려다가 착륙도 못하고 바다로 추락해 4명이 사망·실종했습니다. 이 헬기는 작년 4월 세월호 침몰 당시 현장에 맨 먼저 출동했습니다. 그러나 사고기는 블랙박스가 없는 낙후 기종이라서 수심 70여 미터에 있던 기체 발견에만 6일이 걸렸습니다. 경제학자 맨큐가 그의 저서 ‘경제학의 원리들’ 첫머리에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 선택의 대가는 그것을 얻기 위해 포기한 그 무엇이다”라고 갈파한 그대로입니다. 부자 아이까지 퍼주는 전면 무상급식은 낡고 위험한 교실과 불결한 화장실, 신규교사 취업 적체뿐만 아니라 생활고에 시달린 송파 세 모녀의 자살, 청년 일자리 창출 감소, 걸핏하면 추락하는 낡은 공군기 사고의 먼 원
지난 2월말로 나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 위원 겸 독자불만처리위원(이하 독자위원)으로서의 2년간의 임무를 마쳤습니다. 윤리위는 박정희 정권 초기인 1961년 정부와 언론 간의 대립국면에서 타협의 산물로 출범한 언론단체입니다. 당시 언론계는 군사정부의 타율규제 시도에 맞서 윤리위를 통한 자율규제 방안을 제시했습니다.당시 제정된 신문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은 그동안 몇 차례 수정을 거쳤고, 인터넷 시대의 빠른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신문 방송뿐만 아니라 인터넷 언론을 포함하는 모든 언론의 윤리교과서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윤리위 안에는 언론인 출신들로 구성된 심의실이 있어 전국의 종이 신문들을 모니터링해서 문제 기사를 찾아내 위반 정도에 따라 주의 및 경고 의견을 내고,
[김광태의 홍보一心]편집국이 돈을 버려야 돈이 들어온다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하는 기사는 절대로 쓰지 마라. 아픈 기사를 써라. 상대를 아프게 하는 기사야말로 특종이요 살아있는 기사다.” 모 경제지 편집국장의 지론이다. 맞다. ‘아픈 기사’는 할 말을 잊게 만든다. 홍보인으로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속은 쓰리지만 마음 한편으로 기자의 펜력에 존경심이 우러러 나온다. 사실에 입각한 정확한 기사는 오히려 홍보인을 편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 경영층 입장에서도 할 말이 없다. “어떻게 이렇게 정확한 내용이 유출됐는지 출처를 밝혀내라”고 채근할 뿐이다.반면 ‘나쁜 기사’는 상황이 다르다. 공공이익 보단 사적이익을 추구하는 의도성이 내포돼 있는 경우가 많다. 기사 내용도 사실에 근거하기보다 상대를 망신주기
“너희가 항복한다면서 성을 고치는 이유가 무엇이냐?” 청 태종 홍타이지의 침공으로 삼전도에서 무릎 꿇고 항복한 조선의 인조만큼 전란의 참화를 깊이 겪은 임금은 13세기의 고려 고종입니다. 고종은 1232년 수도를 개경에서 강화도로 옮겨 39년간 몽골에 저항했습니다. 포악한 전란 속에서도 불력으로 외적을 물리치려고 12년 간 판각해 만든 팔만대장경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빛이 납니다.몽골도 고려의 항쟁에 지쳐서 왕이 출륙환도(出陸還都)하면 철군하고 화친하겠다고 했지만 고려가 강화성을 수축하자 반발한 것입니다. 고려의 외적은 원나라 말고도 있건만 ‘해 뜨는 땅에서 해 지는 땅’까지 정복한 원은 자신만이 천하 유일의 국가라고 오만을 떨면서 끝내 강화성을 파괴하는 장면을 사신이 입회하여 확인했습니다.
‘너무 값싸게 주어지고 무비판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충성심은 양심의 부패와 원칙의 배반을 가져오는 비옥한 토양 또는 면죄부가 된다.’미국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찰스 블로가 ‘양극화 정치의 위험성’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한 말입니다. 그는 미국 정치에서 이념의 분화현상이 선악 또는 생사의 문제와 같은 종교적 차원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전통적으로 미국의 양당제는 보수적인 공화당과 진보적인 민주당 간의 대결이었으나 유권자의 표를 의식해 상대당의 좋은 정책들을 베끼기 하면서 상당히 유사해졌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낙태, 동성애, 큰 정부, 작은 정부 정도를 놓고 양당의 차이를 말하지만 정당 차원이라기보다는 정치인 개인의 선택의 문제로 인식됩니다.그러던 양당 간의 간극이 지난 20년 사이에 점차
지난 연말 우체국에서 탁상 달력을 한 부 얻었습니다. 봉투에서 달력을 꺼내 한 장씩 들춰 보니 우정사업본부 소속 직원들이 찍은 정겨운 풍경 사진들이 한 달씩을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사진을 몇 장 넘겨 보자 내가 소중히 여기는 곳도 나오리라는 직감대로 9월에 실려 있었습니다.몇 년 전 연필 드로잉을 배울 때 ‘발음이 이상해서 늘 조선족이냐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고 푸념하던 50대쯤의 노처녀 선생님이 독감에 걸리자 대타로 나온 분이 복사물을 한 장씩 수강생에게 나눠주었습니다. 넓디넓은 들판에 큰 나무가 한 그루 서 있어 가슴이 확 트이는 바로 그 풍경이었습니다.“어디죠?”라고 물었지만 강사는 “인터넷 검색으로 뽑은 것이에요”라고만 말했습니다. 원경으로 하늘을 인 산맥이 가로로 끝까지 이어져 있었죠. 안
‘이고 진 저 늙은이 짐 벗어 나를 주오 나는 젊었거니 돌인들 무거울까.늙기도 설워라커든 짐을조차 지실까?‘ 지하철 풍경을 보면 학교에서 배운 정철의 시조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60대 이상의 노인 취업률이 20대 취업률보다 더 높다는 요즘 지하철 속에서 어디 알바라도 하러 가시는 건지 20리터 정도의 빨간색 배낭을 짊어진 노부인들을 자주 보기 때문입니다. 칠순대로 보이는 노부인들이 배낭을 메고 차 안으로 줄줄이 들어서는 모습을 보면 배낭 안에 무엇이 담겨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옷차림을 보면 등산화가 아니라서 가방보다 편한 배낭에 물과 도시락이라도 담아 일터로 가는 모양입니다.실제로 내가 아는 강화도의 일흔이 다 된 부인은 몇 년 전에 남편을 여의고 혼자 살고 있지만 일요일 밤이면 중형 배낭을
지난달 29일 실시된 대만의 지방선거에서 집권 국민당이 야당인 민진당과 무소속에게 대패한 것과 함께 대만의 수도 대북(臺北)시의 시장에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연출됐습니다. 국민당은 직할시 6곳 중 5곳을 잃었고, 22개 현(縣)·시(市) 가운데는 6곳만 건졌습니다. 총리 격인 행정원장이 이미 사의를 표했고, 대통령 격인 마영구(馬英九·마잉주) 총통도 책임지겠다며 당 주석직을 내놨습니다.대북시장 선거가 중요한 것은 현 마 총통이나 진수편(陳水扁 ·천수이편) 전 총통이 거친 자리로 총통 등용문으로 통하기 때문입니다. 가문철(柯文哲·커원저) 시장 당선자는 올해 55세인 외과의사 출신의 정치 초년생입니다. 그가 민진당의 러브콜을 사양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은 유권자들의 기성 정당에 대한 불신이 크
분출하던 개헌 논의가 보편적 무상복지 재원 고갈과 모든 신혼부부 공짜 집 논쟁으로 주춤한 듯합니다. 무차별 공짜 집은 최고의 북유럽 복지국가라면 모를까 우리에게는 요원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3년 우리나라 32만여 건의 혼인 중 순수 신혼부부인 25만 5,600쌍에게 2억원짜리 집을 주자면 51조원, 3억원짜리를 주면 76조원이 한 해에 듭니다. 올해 무상급식, 무상보육, 기초연금, 반값등록금으로 24조원이 들었는데도 그 무상 지속이 불가능하여 지금 지자체와 교육청들이 생난리인데 해마다 그 몇 배되는 더 큰 돈을 어디서 구한다는 이야기인지요.이런 복지 논쟁 속에 여야 국회의원 30여 명이 최근 국회의 특위 구성을 요구한 개헌 논의는 오스트리아 식 이원집정부제, 4년 중임, 6년 단임제다 하여 대통
확률 1만분의 1의 사태가 만약의 사태입니다. 실제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일단 일어나면 재앙이 되는 사태입니다. 전쟁은 그중에서 대표적인 만약의 사태입니다. 6·25를 겪은 한국인에게 전쟁은 단순한 만약의 사태가 아닙니다.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막대한 돈이 듭니다. 정부의 내년도 국방예산은 37조원으로 전체 예산 대비 15% 수준이지만 1980년대까지만도 전체 예산의 3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그래도 나라의 안보를 위한 투자로 여겨 국민들은 아깝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분단 이후 70년이 다 되도록 남과 북은 준 전시상황으로 끊임없는 긴장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진짜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일어나지 않은 전쟁에 대비해 엄청난 국력을 쏟아부었으나 그 덕분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
오늘은 66주년 국군의 날입니다. 필자도 청춘의 만 3년을 국군으로 최전선에서 국토를 지킨 게 자랑스러워집니다. 지금 대한민국 주변에는 호전적인 세력들이 넘실댑니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대를 초현대화하는 중국, 우경화가 아닌 신군국주의라고 불러야 할 일본, 주변국 영토를 합병해가는 러시아, 핵무기를 쥐고 불바다를 위협하는 북한이 그렇습니다. 이 나라를 누가 지킵니까. 요즘의 국회가 아니라 국군입니다. 북한 독재엔 입을 다문 카터가 1970년대 ‘인권외교’를 내걸고 주한미군 철수로 위협하자 자주국방으로 맞서 국방을 강화한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한 지 40년이 다가오건만 우리는 전작권 환수를 감당 못해 미국에 재연기를 또 요청하는 상황입니다. 물론 집단안보나 동맹체제로 안보보험을 들고 있어야 안전하지만 자체
지난 달 필자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나눈 대화를 정리해서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책을 낸 싱가포르 대학의 신장섭 교수가 연 출판기념회에 참석했었습니다. 대우 해체 후 15년 만에 김 회장이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고 언론들이 크게 보도했으나, '세계를 경영한 민족주의자 김우중’이란 저자의 김 회장에 대한 평가 이외에 대부분의 내용은 대우 해체 당시는 물론 그 후로도 많이 들었던 것들이었습니다. ‘민족주의자 김우중’이란 평가는 이 책의 저변을 관통하는 주제였습니다만, 대우 해체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그런 평가가 자리할 틈은 없었습니다. 그는 대우 해체로 국민의 세금인 공적자금 30조원을 들어가게 하고, 법원이 판결한 17조원의 추징금을 갚지 않은 부실기업인일 뿐이
며칠 전 국회의사당으로 들어가다 정문 옆 게시판에서 ‘국회의원 박영선 외 129인으로부터 집회 요구가 있으므로 국회법 제5조 제1항에 따라 8월22일부터 제328회 임시국회가 소집된다’는 요지의 글이 정의화 의장 명의로 붙어 있는 걸 보았습니다. 8월19일 밤 11시59분, 회기 마감 1분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130명 전원의 소집 요구였습니다. 입법 부패연루 혐의로 수사 받는 동료 의원들에게 회기 사이의 동의 없이 체포 가능한 기간을 이틀로 줄이려는 ‘방탄용’ 이었고 그들의 장외투쟁으로 국회는 안 열렸습니다. 그러나 집요한 검찰은 그 이틀 간 국회의원 셋을 전격 구속하는 성과를 올렸죠. 그날 넓은 의사당 뜰에 잔디 자동차 몇 대가 연두색 카펫을 다듬고 있었습니다. ‘누구 보라고 저리 곱게 다듬나. 하루에